죠이플 창(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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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임 목사님의 마음과 생각들을 담은 글들입니다.

선교는 온 가족의 영적 'wormhole'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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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min
Date
2018-07-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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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2부 예배를 마치고 46명의 성도님들께서 아리조나 나바호 선교를 떠나십니다. 어린 주일학교 학생부터 장년에 이르기까지 여러 연령층이 다양하게 섞여있습니다. 저는 이런 선교가 참 좋습니다. 선교의 효율성 측면에서야 동질감을 쉽게 만들고 이동이 용이한 단일 그룹, 비슷한 연령대가 편하고 쉽겠지만 영적 파급력을 생각한다면 모든 연령대가 함께하는 선교가 훨씬 파급력이 있습니다. 더군다나 온 가족이 함께 참여한다면 더할나위 없이 최고의 영적 추억을 공유하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신기하게도, 집에서는 그리도 어리광을 피우고 손이 많이 가던 자녀들도 선교지에 가면 어쩌면 그렇게도 자신의 역할과 은사에 맞게 움직이는지 기특할 뿐입니다. 가기 전까지야 여러 갈등과 부족함이 눈에 보여 걱정이 될러지 모르겠으나, 일단 가면 각자에게 맡겨진 역할을 찾아 성숙하게 움직입니다. 앞으로 나바호 선교든, 멕시코 선교든 온 가족이 참여하기 수월한 선교의 기회가 있을 때 절대 놓치지 않기를 바랍니다.

교회에서 부모와 자녀가 함께 할 수 있는 영적 사역의 현장이 그리 많지 않습니다. 아니 교회뿐만 아니라, 세상에서도 커가는 자녀들이 부모와 함께 여행도 같이 갈 기회도 많지 않습니다. 사춘기를 지나면서 어느순간 내 자식 조차도 서먹해지고, 같이 공감할 수 있는 대화의 소재나, 공유된 기억을 만들 기회조차 없는게 현실입니다.

비싸고 좋은 휴양지에서 누리는 육적인 즐거움도 크겠지만, 자신의 시간과 열정을 주를 위해 드리교, 형편이 어려운 선교지의 아이들을 위해 헌신하여 얻는 희생의 기쁨은 육체의 즐거움과는 상상도 할 수 없을 만큼 깊이가 있습니다. 수년, 수십 년이 지나도 온 가족이 둘러 앉아 함께했던 선교지의 사역을 끄집어 내는 것은 영적 ‘웜홀(wormhole)’같은 시간과 공간의 차원을 뛰어 넘어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매개체가 됩니다. 온 가족이 공감하는 추억이 많을수록 가족간의 연대는 깊어지고 끈끈해집니다.

그리고 아이들은 영적 희생의 현장을 겪으면서 내면의 성숙함을 이룹니다. 겉으로야 선교 다녀온 후 1-2주 정도만 반짝 정신을 차렸다가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 예전과 같은 삶을 사는듯 보입니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우리 어른들은 안그런가요? 우리도 변하지 않으면서 자녀들의 결단이 며칠 못간다고 ‘수련회도 선교도 다 그 때뿐이야…’라고 말할 자격은 있는지요?) 하지만 자녀들은 다릅니다. 눈에 보이는 삶의 모습은 제자리 걸음을 하는듯 보여도, 저들의 영적 경험은 나중을 위한 영적 ‘포석’이 됩니다. 시간이 흐른 후엔 그 모든 경험이 저들을 성숙하게 만드는 보약이 됩니다.

저는 2013년 7월 여름을 잊지 못합니다. 제가 저희 큰 아들과 처음으로 함께 간 선교이기 때문입니다. 대학생들로 구성된 native American 선교인데 아내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초등학교 3학년인 아이를 데리고 다녀온 선교는 아빠와 아들만 경험할 수 있었던 소중한 추억이 되었습니다. 앞으로 우리 교회에서 선교의 기회가 있을 때마다 온 가족이 함께 참여하도록 애쓰시길 바랍니다. 추억의 ‘wormhole’을 만들어 부모와 자녀가 연결되고, 과거와 현재가 연결되는 계기가 되시길 바랍니다.